[아침을 열며] : 부부관계의 또 다른 탈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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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과학기술대학교 아동가족사회복지학부 황경애교수
사람들은 배우자와는 상관없이 '로맨틱한 사랑'에 눈이 멀었기 때문에 불륜을 저지른다고 주장한다. 만약 그들이 새로운 관계를 지속하고 결혼하기로 한다면 대부분은 머지않아 그들이 떠났던 예전 모습과 흡사한 관계에 처해 있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결국 또 비슷한 불평을 하게 되고 비슷한 고통이 뒤따른다. 그들은 또한 "나는 아내를 사랑해요. 그 일은 어쩌다 보니 일어났던 거예요" 또는 "나는 나의 결혼생활에 만족하고 있어요. 하지만 그것은 단지…"라는 말을 하면서 불륜을 방어하고 변명을 늘어놓는다.
그러나 배가 부른데 동시에 배가 고프다는 말이 이론적으로 불가능하듯이, 불륜은 채워져야 할 곳에 채워지지 않은 욕구가 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다. 불륜은 안전하고 열정적인 부부관계 가운데서는 일어나지 않는다. 부부상담전문가들은 종종 사람들이 처음으로 불륜을 저지르는 이유는 자기 말을 들어줄 사람을 찾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왔다. 불륜의 시작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직장동료나 친구 또는 알고 지내던 사람이 "너 요즘 우울해 보이는 데 괜찮은 거야?"라고 무슨 일이 일어났음을 알아채기 시작하면서부터 시작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음번의 만남에서 그녀는 또다시 안부를 묻게 되고 그 시점에서 남자는 자신이 사실은 부부관계가 별로 좋지 않음을 솔직히 고백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녀는 "그 말을 들으니 참 마음이 아프다. 함께 점심을 먹거나 술이나 한 잔 하면서 이야기할래?"라는 반응을 보일 것이다. 점심을 먹거나 맥주를 마시면서 일어나는 일은 종종 상담실에서 일어나는 것과 같다. 여자는 걱정스럽게 무엇이 남자를 불행하게 만드는지를 묻게 되고 그는 "사실은 오랫동안 불행했었어. 이제는 내 겉모습을 통해서도 그런 게 나타나는가 봐. 정말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라고 말한다.
힘든 상황에 있는 사람은 그러한 접촉을 통해서 기분이 한결 나아진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그가 발견한 것은 부부상담전문가가 아니라, 자신의 욕구와 욕망을 지닌 또 다른 한 사람인 것이다. 그 사람은 "나는 네가 잘 이겨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해. 나도 비슷한 걸 극복했거든. 사실은 남편과 나도 사이가 그렇게 좋지 않았어"라고 말한다. 그 순간 두 사람은 성적인 관계로 발전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문제가 해결되거나 결혼생활이 회복되는 것이 아니라 일이 더 복잡해진다.
한 사람이 불륜에 빠지면 배우자 또한 그렇게 된다. 사실 이 배우자는 다른 사람과 불륜에 빠질 필요가 없었는데도 말이다.
예를 들어, 남편이 다른 여자를 만나고 있다면 아내 역시 자녀든, 일이든 그녀의 관심과 헌신을 요구하는 다른 어떤 출구에 푹 빠져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어떤 부부는 남편이 젊은 동료 여자와 불륜으로 만났는데, 아내는 남편의 불륜에 대한 고통에 반응하여 그녀 역시 박사과정 공부에 푹 빠져 정서적 불륜을 출구로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 경우에 부부 모두가 결혼생활의 에너지를 다른 곳에 쏟고, 그렇게 함으로써 그것을 불쾌하고 만족스럽지 못한 것으로 만든 동등한 책임이 있다.
우리 사회는 한 사람을 비난하고 또 다른 사람은 동정하지만, 그러나 무의식은 그런 것을 구별하지 않는다. 불륜은 에너지에 관한 것으로, 에너지가 새어 나가는 것의 표현인 것이다.
만약 에너지가 부부 사이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흐르지 못하면 그것은 다른 곳으로 흐를 수밖에 없고, 에너지는 결코 없어지지 않고 단지 방향을 바꾸는 것이다. 그러므로 부부는 부부의 에너지가 흐르는 방향에 대하여 질문하며 부부관계를 다루어주는 상담을 하는 부부상담전문가를 만나야 하는 것이다
[경남도민일보, 2014.2.4]